<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예민함의 장점을 찾자
예민하다는 말에는 본래 부정적인 뜻은 담겨 있지 않다.예민한 성격 역시 나쁜 것이 아니다. 그저 내 성격이 그런 성향인 것뿐이다. 귀가 밝다. 잠귀도 밝다. 중학생일 때는 이런 일도 있었다. 아빠가 늦게 귀가하는 엄마에게 심통이 나 현관물 걸쇠를 걸어버린 날이었다. 내 방이 현관 바깥쪽에 창이 있는 형태여서, 엄마는 혹시나 하는 마음에 내 방 창문을 두드렸다. 그런데 그 소리에 내가 깬 것이었다. 냄새도 잘 맡는다. 짝궁이 샴푸 바꾼 것을 알아채거나 엘레베이터에 남아 있는 향수 냄새로 우리 팀 누가 출근했는지 맞추는 일도 종종 있었다. 시력이 좋지는 않지만 관찰력이 좋은 것인지 눈(눈치?)도 좋은 편이다. 친한 동료가 아이섀도우를 바꾼 것이나 안경을 새로 맞춘 것을 알아보기도 했다. 참 피곤한 일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