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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리뷰어(북딩 3기) 활동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프레드릭 배크만의 소설 이후, 한동안 두꺼운 소설책은 안 봤다. 아무래도 지하철에서 주로 책을 읽다 보니 두꺼운 책이 부담이기도 했다. 그래서인지 『퍼펙트 마더』를 받아 들고 헉 소리부터 먼저 나왔다. 이걸 언제 읽는담?

 

그러나 스릴러라는 장르 덕분인지 소설이 술술 읽혔다. 범인이 누구인지 궁금해 계속 책장을 넘기다 보니 500쪽을 다 읽었더라. 범인 찾기에 초점을 두어 읽어서 그랬는지 읽으면서는 스릴러라는 느낌보다는 추리소설에 가깝다고 느꼈다.

 

이 소설이 궁금했던 가장 큰 이유는 뒤표지에 적힌 다음 문구 때문이었다.

 

“아기를 낳았다고? 축하해!
이제 모든 게 네 잘못이 될 거야.”

 

엄마가 된 지인들을 지켜보면서 가장 많이 들은 말이기도 했다. 아이가 자다 깨도 내 탓 같고, 아이가 아파도 내 탓 같다는 말. 아직 엄마가 아닌 나는, 그게 왜 엄마 탓이야. 라고 대꾸하지만 그 말을 꺼내는 ‘엄마의 마음’을 알 것도 같았다. 제목 『퍼펙트 마더』는 어쩌면 모성애로 포장된 족쇄 같은 마음을 나타낸 것일지도 모르겠다. 왜 엄마에게만 퍼펙트를 요구하나? 씁쓸했지만...

 

에이미 몰로이, 퍼펙트 마더

 

『퍼펙트 마더』의 엄마들도 우리네 엄마들과 다른 점이 없었다. 맘 커뮤니티 ‘5월맘’에 가입해서 정보를 교환하고, 모임도 갖는다. 아기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기면 나 때문인 게 아닐까 걱정하고 훗날 아이의 학군을 위해 쉽게 이사 가지도 못한다. 심지어 사건 발생 후 홀로 두고 출근하는 남편에게 섭섭하면서도 내색하지 않으려는 모습조차 한국 드라마의 한 장면 같다.

 

  “그 일은 생각하지 마. 점심 먹으러 돌아올게.”
  프랜시는 그에게 잘 다녀오라는 키스를 하면서 사실은 남편이 일하러 가서 서운해하고 있다는 걸 드러내지 않으려고 애썼다. 이토록 끔찍한 뉴스를 듣고도 자신을 혼자 버려두다니.
  로웰은 우리를 위해서 일하는 거잖아. 프랜시는 이 생각을 되새기며 그가 어젯밤 조리대에 올려둔 빈 맥주잔을 씻었다. - 85쪽

 

다른 엄마들은 다 잘 해내고 있는 것 같고, 다른 집 아이들은 다 잘 크고 있는 것 같고. 엄마라 할 수밖에 없는 근심 걱정이 아닐까.

 

“엄마 모임에 나오는 다른 아기들을 보면요... 모르겠어요. 그 애들은 우리 애랑은 달라 보여요. 더 튼튼하다고요.”
콜레트는 결국 눈물을 터뜨리며 베렉 박사에게 물었다.
“그리고 ‘맘동네’에 올라온 글도 읽어봤는데요. 아이가 제때 해야 할 걸 못하고 있는 것 같아요.”

 

엄마가 된 이의 고민, 고뇌가 담긴 장면도 우리네와 다를 게 없었다. (뉴욕이나 서울이나 싶었다랄까.)

 

“감동적이네요.”
“그렇게 생각해요?”
위니는 콜레트를 쳐다보지도 않고 말했다. 그러면서 콜레트 뒤쪽에 있는 돌벽 너무 공원을 응시하며 말을 이었다.
“왜 사람들은 임신한 여자가 어떤 축복을 받는지에 대해서만 이야기하려 드는 걸까요? 왜 우리가 입는 손해에 대해서는 아무도 말하지 않는 거죠?” - 118쪽

 

 

줄거리

온라인 커뮤니티 사이트 ‘맘동네’에서 5월에 출산한 엄마들의 모임, ‘5월맘’. 일주일에 두 번 유모차를 끌고 브루클린의 공원에서 만난다. 돌아가면서 출산 스토리 이야기도 하며 육아 정보도 공유한다. 그러던 어느 날, 아기 없이 엄마들만의 시간을 갖기로 한다. 그날만은 아기 생각에서 벗어나 시원하게 한 잔 하자며... 그러나 그날, 위니의 아기 마이더스가 사라지고 만다. 위니가 과거 드라마 스타였다는 것도 밝혀지며 사람들의 관심이 쏠린다. 시간이 흐를수록 사람들의 화살은 그날 모인 엄마들에게 향하는데...

 

주요 등장인물

  • 프랜시 : ‘5월맘’의 마스코트. ‘남자에게 의지하며 사는 것보다 여자에게 더 나쁜 건 아이가 자신에게 의지해 살게 만드는 것이다’라고 말한 여성평등연맹 창립자의 딸이다.
  • 콜레트 : 뉴옥시장의 회고록 대필 작가. 시장실에서 몰래 사건 자료를 가져온다.
  • 넬 : 위니에게 모임에 꼭 나오라며 베이비시터 엠마를 소개해준다. 온라인 보안팀으로 회사에 복직을 앞두고 있다. 
  • 토큰 : 유일한 남자회원, 전업주부 아빠. 게이로 의심받지만 위니를 바라보는 눈빛이 예사롭지 않다.
  • 위니 : 싱글맘. 1990년대 초반 드라마 스타였다. 모임에 나가느라 자리를 비운 그날, 아들 마이더스를 유괴당하고 만다.

 

마지막 장을 덮고, 슬렁슬렁 읽었던 일부분을 다시 읽었다. 범인을 알고 나서 그 부분을 다시 보니, 전혀 다른 내용이 눈에 들어왔다. 그래서 내가 이 소설이 추리소설 같았다고 느꼈나 보다. 이미 케리 워싱턴 주연으로 영화화가 결정되었다고 한다. 영화가 개봉하면 극장으로 달려가야겠다.

 


책 제목 : 퍼펙트 마더
분야 : 소설
소분야 : 영미소설
지은이 : 에이미 몰로이
출판사 : 다산책방
쪽수 : 504
출간일 : 2019년 07월 22일
ISBN : 97911306231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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