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 (2018)는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 영화다. 고등학생인 인물들이 나오는데 관람등급은 청소년관람불가이다. 음? 왜 이리 등급이 높지? 그렇다고 선정적이거나 폭력적인 장면도 거의 없다. 등급이 생각보다 높은 건 아무래도 고등학생인데도 술 마시는 등 청소년답지 않은 장면이 자꾸 나와서 그런 것 같다.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들어봤을 영화, 《키싱 부스》를 인물 중심으로 살펴보자. 중간에 결말을 알 수 있는 부분에 스포 주의를 적어두긴 했지만 글 속에 묻어 나올 수 있으니 스포일러를 피하고 싶다면 이 포스팅을 읽지 않는 편이 좋다.
이야기를 들려주는 주인공
《키싱 부스》는 주인공 엘(조이 킹)의 목소리로 이야기가 전개된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도 주인공 케이디(린제이 로한 분)의 목소리로 이야기를 들려준다. 이처럼 주인공이 나래이션하며 전개되는 영화가 꽤 있는데, 덕분에 한쪽 속마음만 잘 보여주어, 상대방 마음이 진심인지 아닌지 관객도 의심하게 만든다.
다정하고 따뜻한 단짝 친구
엘과 리(조엘 코트니 분)는 같은 날,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단짝 친구다. 엄마들도 단짝 친구라 어릴 때부터 쌍둥이처럼 자란다. 리에겐 형(노아; 제이콥 엘로디 분)이 있는데 운동도 잘하고 인기도 많은 '다 가진' 남자다. 형의 그늘에 자라서 그런지 리는 노아를 그다지 좋아하지 않고, 엘과 리 사이의 절친 규칙에 '절친의 가족과 친척은 넘보지 않는다(규칙 9번)'는 내용을 넣을 정도다. 엘은 자라면서 점점 멋있어지는 노아를 좋아하지만 (거의?) 포기한다.
(스포 주의)
(스포 있음)
결론부터 말하자면 《러브, 로지》(2014)의 로지와 알렉스처럼, 단짝인 둘이 나중에 서로의 사랑을 깨닫는 내용은 아니다. 절친이 싫어하는 일(=형과 사귄 것)을 해서 싸우고 화해하는 수준인데, 중간중간 나오는 둘만의 규칙이 재밌다. 현실에는 이런 단짝은 없겠지만?
연애해본 적 없는 여자, 바람둥이 남자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1999)에는 고지식한 아버지 때문에 연애 한 번 제대로 못한 여자, 캔(줄리아 스타일스 분)과 바람둥이 남자, 패트릭(히스 레저 분)이 나온다.
《키싱 부스》에서 엘도 제대로 연애 한 번 못한 여자로 나오는데 그건 다 노아 때문이었다. 엘은 자신에게 짓궂은 장난을 쳤던 투펜에게 데이트 신청을 받는다. 하지만 투펜이 약속된 시간에 나타나지 않아 바람 맞고 만다. 알고 보니 그동안 엘에게 관심을 가진 남자들에게 노아가 협박(?)을 해서 계속 훼방을 놓고 있었던 것.
바람둥이 남자는 (당연하게도) 노아다. 노아의 바람둥이 이미지 때문에, 엘 주변 사람들(아빠, 리)은 모두 엘이 노아와 사귀는 것을 반대한다. 노아가 바람둥이인 것은 엘도 알고, 리도 안다. 그래서 엘은 노아의 마음이 진심인지 헷갈리고, 리는 노아가 엘을 가지고 논다고 생각해서 크게 싸운다.
학교에 꼭 있는 인기녀 삼인방
《퀸카로 살아남는 법》(2004)의 퀸카 그룹도 세 명이다. 로코여신 레이첼 맥아담스(레지나 역)가 퀸카로 등장한다. 당시에는 주연인 린제이 로한(케이디 역)보다 인지도가 떨어졌지만 퀸카 역인 만큼 미모는 뛰어났다. 아만다 사이프리드(카렌 역)도 퀸카 무리 중 한 명으로 등장한다.
《키싱 부스》에도 이처럼 3인방 인기녀가 등장한다. 엘과 리가 오엠지라고 부르는 올리비아, 미아, 기네스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에서 퀸카 셋은 조연이지만 《키싱 부스》의 셋은 비중이 훨씬 작다. 이야기 흐름에 영향을 주는 두 역할 정도만 수행한다.
먼저, 키싱 부스를 떠올리는 계기를 만드는 역할. 엘과 리가 카니발 모금 행사를 기획할 때, '엠(미아)과 네(리)가 키스하는 일은 돈 주고야 가능하다'는 식으로 농담하다가 키싱 부스 아이디어를 떠올린다.
두 번째는, 엘을 키싱 부스 무대 위로 올리는 계기를 만드는 역할이다. 3인방은 자신들이 키싱 부스에 오르면 노아도 키싱 부스에 함께하기로 했다는 엘의 말에 속아 열심히 키싱 부스 일을 해주고 있었다. 그러다 다음 대기자가 영 별로라 정말로 키스하기 싫다며 엘에게 '다음 차례가 전 남자친구라서 그렇다'고 거짓말하고 엘을 무대로 올려 보낸다.
그런데 다음 대기자였던 사람이 노아에게 순서를 양보해 노아의 차례가 된다. 키싱 부스의 규칙은 키스해주는 사람은 안대를 쓰고 있어야 하는 것이라 엘은 노아인 줄 모르고 키스한다. 하고 나서야 노아였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규칙 9가 떠오른 엘은 리를 찾아가 노아와 키스했다고 이실직고하는데, 노아는 진짜 감정만 아니면 괜찮다고 한다.
《키싱 부스》 결말(스포 있음) 중심 줄거리
한날한시에 태어난 단짝 친구 엘과 리. 리에게는 잘난 형, 노아가 있다. 엘은 점점 멋있어지는 노아에게 마음이 향하지만 리와의 절친 규칙(가족과 사귀지 않는다) 때문에 마음을 접는다. 노아는 엘에게 마음이 있어서 엘을 괴롭히는 사람과 싸우기도 하고 엘이 연애하지 못하게 훼방도 놓는다.
모금 행사로 연 키싱 부스에서 리는 키스 상대자로 나왔던 레이첼과 연애하게 되고, 엘도 키스 상대자로 나왔던 노아와 비밀 연애를 하게 된다. (노아는 엘에게 '모두 나에게 반하는데 너는 반하지 않아서 화가 난다'는 오글거리는 대사를 던진다.) 엘은 리와의 규칙 때문에 리에게 솔직히 말하지 못하고 기회만 찾는 중이었다. 그러나 엘이 노아와 키스하는 장면을 리에게 들켜 비밀 연애가 탄로 난다.
리는 노아에게 어떻게 자신의 절친을 다른 여자들처럼 쉽게 만나냐고 오해하고 그 말에 화가 난 노아와 크게 다툰다. 리는 엘에게 '형이 다 가지고 유일하게 가지지 못한 게 너(=엘)였는데 이제 그것마저 가져갔다'고 말한다. 평생 함께한 친구와 멀어지고 싶지 않았던 엘은 최악의 결과가 벌어졌다며 노아에게 화를 내고, 노아는 잠수를 탄다.
우여곡절 끝에 리와 엘은 화해하고, 엘은 우정을 위해 노아를 만나지 않는 쪽을 택한다. 졸업 파티에서 노아가 엘에게 진심으로 고백하지만 엘은 고백을 받아주지 않는다. 하지만 엘과 리의 생일파티에서, 엘은 노아 없이는 안 되겠다는 (자신의) 마음을 깨닫는다. 리에게 아무리 절친이어도 사랑하는 사람을 정해줄 수 없다고 말하고 리도 절친의 마음으로 엘의 사랑을 밀어준다. 둘 사이에 절친의 성공을 항상 축복해주기로 한 규칙이 있었다.
노아는 대학을 가야 해서(무려 하버드) 떠나고, 엘은 노아를 배웅하고 돌아온다. '이제 모든 게 가능한 것 같다며 이 모든 일의 시작은 키싱 부스 덕분'이라 말하며, 노아의 오토바이를 타고 달리는 엘의 모습을 끝으로 영화가 끝난다.
《키싱 부스 2》 줄거리
《키싱 부스》가 인기 있었는지 《키싱 부스 2》도 제작했다. 아직 주연과 줄거리 정도만 공개된 상태다. 엘, 리, 노아는 모두 같은 배우이고, 감독도 1편과 같다. 공개된 줄거리는 다음과 같다.
한때 `나쁜 남자`였으나 마음 잡은 남자친구 노아 플린(제이컵 엘로디)과 함께 인생 최고로 로맨틱한 여름을 보낸 엘 에번스(조이 킹). 하지만 그 여름의 끝에서 노아는 하버드로 떠나고, 엘은 고등학교 졸업반이 된다. 장거리 연애를 하는 와중에 절친 리(조엘 코트니)와 함께 꿈에 그리는 대학 진학을 위해 최선을 다하는 엘. 그러나 매력적이고 카리스마 있는 전학생 마코(테일러 페레스)와 엘이 친해지면서 상황은 복잡해진다. 한편 노아가 완벽해 보이는 여대생(메이지 리처드슨 셀러스)과 가까워지면서, 엘은 노아를 얼마나 믿을 것인지, 그리고 제 마음이 진심으로 향하고 있는 사람은 누구인지 결정해야 한다.
- 출처 : 다음 영화
하이틴 로맨스 영화를 좋아한다면 볼만 하겠다. 2편도 얼른 나왔으면~
영화제목 : 키싱 부스
영문제목 : The Kissing Booth
원작소설 : Beth Reekles, 『The Kissing Booth』
장르 : 코미디/로맨스/멜로
감독 : 빈스 마르셀로
출연 : 조이 킹, 조엘 코트니, 제이콥 엘로디
상영시간 : 104분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넷플릭스 : https://www.netflix.com/kr/title/80143556
영화소개 : 어린시절부터 단짝친구였던 고등학생 남녀의 우정과 사랑을 그린 영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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