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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91년 ‘리베카’로 데뷔한 양준일은 작사, 작곡 등 다양한 재능을 갖췄음에도 크게 주목받지 못했다. 그러다 2019년 12월 JTBC 《투유 프로젝트 - 슈가맨 시즌 3》로 다시 연예계로 소환되었다. 각종 커뮤니티에서 90년대 지드래곤, 탑골GD로 언급되더니 유튜브 등에서 활동 당시 영상이 화제가 되며 날개를 단 덕이었다.

 

이미 양준일 스스로도 말하고 여러 매체에서도 언급했듯, 그는 달라진 게 없었다. 90년대에 활동할 때에도 있는 모습 그대로 ‘나’답게 활동했을 뿐이고 소환된 지금도 마찬가지다. 그때는 대중의 사랑을 받지 못하고 지금은 안 나오는 CF가 없을 정도로 인기를 얻게 된 것은 무엇 때문일까?

 

양준일
사진 출처 : 위키백과(양준일 팬미팅 기자간담회, 촬영 박재환 님)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

뒤늦게 얻은 인기 덕에 양준일에게는 ‘시대를 잘못 타고난 천재’라는 수식어가 자주 붙는다. 이 말은 그만큼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 ‘타이밍’이 중요하다는 뜻이다. 시대가 달라지면 결과가 다르게 나타나기 때문이다.

 

앤디 워홀(Andy Warhol)이 이탈리아 르네상스 시대에 팝아트 작품을 그렸다면 그에게는 분명 이단자라는 딱지가 붙었을 것이다. 레오나르도 다빈치(Leonardo da Vinci)가 팝아트 시대에 고전적 작품을 그렸다면 기술적으로는 정확하지만 고루한 그림, 즉 흥미롭지만, 창의적이거나 혁명적이라는 이야기를 듣기는 어려웠을 것이다. – 29% (전자책으로 읽은 것이라 페이지가 %로 표시됩니다.)

 

흔히 새롭고 참신한 것이 항상 인기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우리가 눈치채고 있든 아니든, 우리에겐 창의적인 것을 수용할 수 있는 경계가 있는 것이다. 양준일이 활동한 90년대에는 그가 가진 개성이 낯선 것을 넘어 이상한 것으로 비쳤을 수 있다. 반대로, 너무 익숙하고 친숙한 것을 진부한 것으로 여기는 경계도 분명 있다. 양준일을 포함해 여러 연예인이 ‘인기는 영원한 것이 아니’라고 겸손한 말을 하는 이유다. 인기를 얻는 그 무엇도 식상해지는 날이 온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의 저자 앨런 가넷은 이를 ‘크리에이티브 커브’로 설명한다.

크리에이티브 커브
크리에이티브 커브(38%)

연구 결과에 따르면, 이런 모순되는 충동에서 비롯되는 긴장이 선호도와 친숙성의 관계에서 종형 곡선을 만들어낸다. 개인이나 집단이 어떤 창작품에 노출될 때, 노출 빈도가 쌓이면서 그것을 더욱더 좋아하게 되다가 인기의 정점에 이른다는 것이다. 하지만 그 상태가 계속되어 노출이 계속 많아지면 인기는 시든다.

나는 이러한 종형 곡선을 ‘크리에이티브 커브(Creative Curve)’라고 부른다. 사회학자와 심리학자, 경제학자 들은 수십 년 동안 이처럼 대립하는 충동과 그들이 만들어낸 종형 곡선을 알고 있었고, 그에 관한 저술과 논문을 많이 남겼다. – 10%

 

결국 이 크리에이티브 커브에서 ‘스위트 스폿(Sweet Spot)’을 찾으면 그것이 곧 돈이 되는 또는 인기를 얻는 지점이다.

 

스위트 스폿이란 선호도와 친숙성, 안전함과 놀라움, 유사성과 차이점이 최적의 긴장을 유지하는 지점을 말한다. 나는 인터뷰와 연구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높은 인기를 누리는 창작가들이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바로 이 스위트 스폿을 찾아내는 방법을 개발해왔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 11%

 

지금은 양준일이 활동하던 90년대와는 달리, 개인을 표현할 길이 많다. 글을 쓰고 싶다면 블로그, 페이스북 등 여러 SNS에 글을 올릴 수 있다. 한글이나 인디자인 프로그램으로 직접 독립출판을 제작해 출판할 수도 있다. 음악이나 영상을 만들어 알리고 싶다면 유튜브를 활용하면 된다. 누구나 창작자가 될 수 있는 이 시대에, ‘시대를 잘 타고난’ 사람이 되고 싶다면 ‘스위트 스폿’을 찾으면 되지 않을까?

 

성공하는 창의력에는 공식이 있다

앨런 가넷은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에서 ‘엑스맨처럼 남다른 초능력을 가지고 태어나지 않아도, 위대한 예술작품을 창조하거나 큰 기업을 이룰 수 있다’며, ‘히트작을 낸 크리에이터들은 이를 만들기 위해 지렛대로 활용하는 패턴이 있었다(1%)’고 말한다. 다시 말해, ‘의도적으로’ 따라 할 수 있다는 것이다. 그것은 '소비, 모방, 창의적 공동체, 반복'이라는 네 법칙을 따른다.

 

제1 법칙 : 소비

어떤 아이디어가 크리에이티브 커브 중 어디쯤 있는지 식별해낼 수 있는 능력을 키우려면 먼저 그것을 ‘소비’해야 한다.

 

이것이 내가 말하는 ‘20% 법칙’이다. 깨어 있는 시간의 20%를 자신의 창작 분야에 속한 자료에 소비한다면, 직접 경험하지 않고도 어떤 아이디어가 어느 정도 친숙한지, 즉 그것이 크리에이티브 커브의 어디쯤에 해당하는 것인지를 직관적으로 전문가 입장에서 이해할 수 있게 된다. – 46%

 

제2 법칙 : 모방

대중에게 친숙한 것에는 어떤 유형이 있는지 그 패턴을 분석한다. 그런 다음 그것을 모방해본다. 완전히 새로운 것을 만들기보다 계속 모방하며 약간의 색다름을 더해 창작한다.

 

소비의 일차적 역할은 어떤 것이 갖는 친숙성의 정도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러나 크리에이티브 커브는 적당한 양의 색다름도 ‘만들어내라’고 요구한다. 단순히 색다름을 찾아내는 것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 색다름을 적당한 양으로 덧붙여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창의력은 의외의 어떤 것에 끊임없이 매달린다. 바로, 모방이다. - 42%

 

제3 법칙 : 창의적 공동체

성공한 창작자에게는 마스터 티처(Master Teacher), 상충하는 협업자(Conflicting Collaborator), 모던 뮤즈(Modern Muse), 유명 프로모터(Prominent Promoter)라는 네 유형의 협업자가 있다. 내 주변에 그런 이들이 없다고 슬퍼할 필요는 없다. 앨런 가넷은 다음과 같이 말한다.

 

누군가가 와서 우산을 펼쳐주기를 기다리면 안 된다. 과정을 직접 만들어내야 한다. 알고 싶은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을 만나면 적극적으로 그들에게 다가가야 한다. 호기심을 가지고, 사정을 봐주지 말고! 왈라치는 자신이 보기엔 대부분의 사람이 자신의 경험이나 지식을 기꺼이 나누어주려고 하고 또 그러기를 좋아하는 것 같다고 했다. 그러니 묻기만 하면 된다는 것이다. – 64%

 

제4 법칙 : 반복

그리고 창작 활동을 반복한다.

 

창의적 반복은 모든 유형의 제품을 만드는 데 중요하다. 그래서 창작자들은 여정을 시작하기 전부터 자신의 아이디어가 인기의 종형 곡선 중 어디쯤 자리를 잡을지 알아야 한다. 내가 연구한 다양한 분야의 창의적인 사람들은 모두 자신의 최종 후보 명단을 최고 지위에 올리기 위해 아이디어를 다듬는 자기만의 방법을 갖고 있다. – 77%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책 제목으로 내가 생각한 내용은 ‘사업 성공 사례’ 같은 느낌이었다. 그러나 프롤로그에서부터 내 생각이 틀렸단 느낌이 들었다. 책에서 예로 등장하는 ‘예스터데이’의 폴 매카트니, ‘해리 포터’의 조앤 롤링 등을 보며 떠오른 이는 놀랍게도 양준일이었다. 그의 팬도 아니고 주의 깊게 살펴보지도 않은 나인데,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을 읽으며 그가 떠올랐다. 그가 데뷔를 준비하며 이 책의 크리에이티브 커브와 크리에이티브 법칙을 알았다면 어땠을까?

 

글이든 음악이든 영상이든, 창작 활동을 하는 이라면 이 책을 한 번쯤 읽어보면 좋겠다. 특히 ‘창의성’에 관하여 의문이 있거나 깊이 고민해보고 싶은 이에게 권한다.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책 제목 : 생각이 돈이 되는 순간
분야 : 경제/경영
소분야 : 경영전략 
지은이 : 앨런 가넷
출판사 : 알에이치코리아
쪽수 : 356쪽
출간일 : 2018년 12월 20일 
ISBN : 97889255651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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