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책방 창업하려고 하세요?"

 

집 근처 서점에서 이 책을 가져오는데, 책방 사장님께서 내게 물으셨다. 아니라고 손사래 쳤다. 사장님께서는 서점이 이렇게 장사가 안 되는데 요즘 젊은 사람들이 왜 그렇게 서점을 열고 싶어 하는지 모르겠다고 덧붙이셨다. 실없이 웃고 나왔다. 사실 서점을 열려는 것이 아니라는 내 말은 반쯤은 거짓말이었다.

 

지금은 잠시 보류 중이긴 하지만 작년 겨울부터 책방 창업을 준비했다. 그러던 중에 갑자기 코로나19로 온 국민이 격리 상태가 되면서 이도 저도 시도하지 않고 있다. 더 큰 이유는 작은 동네 책방으로 어떻게 수익을 낼 수 있을지 나 자신도 답을 찾지 못했기 때문이었다.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

 

표지를 보면 '1인 가게'까지가 제목인지,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까지가 제목인지 잘 눈에 띄지 않는다. 심지어 교보문고에서는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이라고 나온다. 보통 이럴 땐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가 부제일 경우가 많은데 부제는 '동네책방 & 카페 운영 에피소드'라고 따로 명시되었다. 이 역시도 표지를 보면 둘 중 어느 것이 부제인지 모르겠다. 일단 교보문고에 작성된 제목,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을 책 제목으로 생각해야 맞지 싶다. 

 

책人감 책방지기의 생생한 에피소드

책人감(이하 책인감)은 노원구에 자리 잡은 동네 책방이다. 본래 책인감이 있던 자리에는 '51 PAGE'라는 책방이 있었다. 책인감의 책방지기 붉은마왕님이 이를 인수하면서 책인감으로 탈바꿈했다. 책을 읽으면서 책방 책인감을 반가운 체하며 아는 척했지만 사실 나는 책인감을 랜선으로만 방문했을 뿐이다.

 

이미지 출처 : 네이버 지도 '책인감' 포토

 

창업을 준비하며 책방과 관련한 책을 꽤 봤다. 『오늘, 책방을 닫았습니다』(송은정 저, 효형출판)이 첫 책이었다. 문 닫은 책방 에피소드를 읽으면서 책방 창업을 생각하는 아이러니라니. 그 뒤로 『어서 오세요, 오늘의 동네서점』(땡스북스&퍼니플랜 기획, 알마)도 읽고 브로드컬리에서 나온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 책 팔아서 먹고살 수 있느냐고 묻는다면?』과 『서울의 3년 이하 서점들 : 솔직히 책이 정말 팔릴 거라 생각했나?』도 읽었다. 잔인하게도 부제에서 이미 답을 알 것 같은 책이었다.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을 읽으면서도 같은 생각을 했다. 역시 책방 운영은 힘들구나. 책방으로 먹고살 수 있을까? 하는 생각. 한편으로는 책방지기의 고군분투기를 보며 대단하다고도 생각했다. 책방지기이자 책을 사랑하는 사람으로 어떤 고민을 하는지도 들여다볼 수 있었다.

 

특히 다양한 경로를 통해 들어오는 수많은 정보로 인해 우리는 이미지, 짧은 동영상, 단문의 글에 점점 익숙해지고 있다. 정보의 홍수 속에서 내가 보고 있는 글을 읽어야 할지, 이 그림을 자세히 봐야 할지, 동영상을 플레이해야 할지를 결정하는 것은 순간의 판단으로 이루어지고 있다. (중략)
물론 독서에서 어떤 책을 읽어야 한다는 정답은 없다. 그러나 책방을 운영하는 관점에서 어떤 책을 놓고 판매할지 선택을 해야 하므로 독자들이 찾는 책을 이해하고 있어야 한다. -13쪽

 

책방 창업 실무 노트

그동안 책방과 관련한 책을 많이 보았지만 책방지기의 에세이에 가까웠다. 책방 운영에 관련해서 실무 지식을 얻기엔 부족한 점이 많았다. 책방의 기본이라 할 수 있는 도서 공급에 관한 부분도 알 수가 없었다.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에서는 이런 궁금증을 많이 해소할 수 있었다. '모두'라고 적지 못한 건, 아직 내가 '질문'조차 알지 못해 답을 구할 수 없는 부분이 있어서다.

 

독립 서적에도 관심이 있어서, 독립 서적을 입고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을 설명한 부분도 좋았다. 서적 도매상을 통하지 않고 계약하는 경우가 많아 어떻게 해야 하는지 감도 못 잡고 있었다.

 

부록으로 첨부된 창업 준비 리스트가 가장 좋았다. 물론 본문을 다 읽고 나서 정리하며 읽었기 때문에 한눈에 들어온 것이기도 하겠지만... 창업 준비 리스트에는 다음 내용이 담겨 있다.

 

1. 점포 계약
2. 설계 및 공사
3. 위생교육 및 보건증(카페 영업 시)
4. 영업신고증 신청
5. 사업자등록 신청
6. 통장 개설
7. 전화, 인터넷, CCTV 신청 및 보험 가입
8. POS 혹은 단말기 설치
9. 도서 공급 계약
10. 식자재 발주
11. 판촉물 의뢰
12. 개업식 및 영업 개시

 

물론 위 내용은 제목만 작성한 것이다. 점포 계약부터 개업식까지 순서대로 정리되어 있어 창업 준비할 때 참고하면 좋겠다. 책인감에서 진행한 강좌 내용을 정리해 출간한 책인 만큼, 직접 강좌도 수강하고 싶다. 노원구까지 갈 수 있을까.

 


책 제목 : 책방 운영을 중심으로 1인 가게 운영의 모든 것
부제 : 동네책방 & 카페 운영 에피소드
분야 : 경제/경영
소분야 : 창업
지은이 : 붉은마왕(이철재)
출판사 : 책인감
쪽수 : 276쪽
출간일 : 2019년 03월 20일
ISBN : 9791196649401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