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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산북스 리뷰어(북딩 3기) 활동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퇴사 후 빈둥거리는 나날. 이 책의 표지 그림이 눈에 띄었다. 침대에 누워 책을 보는 이. 등장인물을 나로 바꾸면 최근 모습과 굉장히 유사하다(물론 이런 자세가 목이나 눈 건강에는 몹시 안 좋다는 건 안다). 굳이 어울리는 말을 찾는다면, 한가로움? 유유자적? 정도이지 싶다.

 

제목부터 『게으름 예찬』이라니. 마음먹고 놀자고 퇴사까지 한 나에게 딱 어울리는 책이로구나!

 

로버트 디세이, 게으름 예찬 

책을 펼치니, 시작부터 뼈를 때린다.

 

요즘 우리는 바쁜 것을 자랑스럽게 여기니 참으로 미련하기 짝이 없다! 바쁘다는 말은 사실 자신이 노예상태에 있음을 광고하는 것이다. - 19쪽

 

제목에는 ‘게으름’이라고 표현했지만 ‘여가’를 말하는 책이었다. 한국어판 제목 옆에 작게 적혀 있는, 원제도 『The Pleasures of Leisure』이다. 저자는 왜 여가를 이야기하려는 것일까?

 

우리는 여가를 통해서 날것 그대로의 우리 본성과 요리된 본성 두 가지를 모두 발견한다. 그 둘 다 우리이며 우리 문명의 뿌리다. - 27쪽
내가 지금 이해하기로 여가란, 결코 물질적 이익을 바라지 않고 (설사 그것이 결국엔 우리는 물론 타인에게도 실질적 도움이 된다고 해도) 순전히 즐거움을 위해서 자유로이 선택한 것, 빈둥거리고, 깃들이고, 단장하고, 취미활동을 하는 등 광범위한 영역을 두루 아우를 때 쓰는 단어다. - 29쪽

 

위 내용에서 말한 것처럼, 이 책에서는 여가를 말하기 위해 빈둥거리는 일, 깃들이는 일, 단장하는 일, 취미활동 등을 각 장에서 순서대로 풀어냈다.

 

빈둥거리는 일에는 늦잠자기, 독서하기, 바라보기, 한가로이 대화하기, 걷기를 이야기했다. 요즘 매일 독서하기, 만 보 걷기를 실천하는 중이라 독서와 걷기에 관한 대목이 공감됐다.

 

요즘 내가 독서를 하는 이유는 대체로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를 하기 위해서다. 꼼짝도 하지 않은 채로 모험을 하기 위해서. - 75쪽
물론 제대로만 한다면, 시골에서든 도시에서든 상관없이 아무것도 하지 않으면서 동시에 무언가 한다는 느낌을 동시에 받을 수 있는 것은 걷기다. - 107쪽

 

깃들이는 일(보금자리를 만들어 그 속에 사는 일)에는 케케묵은 물건 내다 버리기, 집안 정리, 정원 가꾸기 등 가정생활, 먹기, 성생활, 목욕하기, 마사지하기 등을 말했다. 다음으로 놀이에 대해서도 많은 것을 이야기했다. 경마, 낚시, 골프, 테니스, 축구 등 스포츠를 시작으로 여행, 관광, 외국어 배우기...  

 

빈둥거리기는 재미있고 깃들이기는 뿌듯한 만족감을 주지만, 놀이야말로 최고의 여가 활동이다. - 202쪽

 

많은 항목과 그에 관한 이야기들은 한 가지 공통점이 있었다. 저자가 계속 시간을 이야기하고 있다는 것!

 

어쨌거나 하는 일이 적을수록 시간은 더 천천히 지나간다. - 142쪽
노는 것은 당신 시간의 주인이 된다는 것이다. 아리스토텔레스는 그것을 알고 있었고, 키케로와 세네카는 그것으로 열변을 토했고, 중국부터 유럽의 가장 끄트머리에 이르기까지 철학자들은 그 통찰을 이야기했다. - 274쪽
나는 균형이 잡힌 삶마다 그 중심에는 우리를 자유롭게 해주는 시간 개념이 있다고 굳게 믿는다. -292쪽

 

나는 내 시간의 주인일까? 슬프게도 아직 아닌 것 같다. 출퇴근도 안 하고 집에서 빈둥거리고 있지만 마음 한 구석에는 여전히 불안한 마음이 남아있기 때문이다.

 

끝으로 이 책에서 가장 인상깊은 구절을 남긴다.

 

말할 필요도 없지만, 당신은 게으름을 피우기 위해서 행복해야 한다. 행복하기 위해 게으름을 피워야 하는 게 아니다. - 143쪽

 


책 제목 : 게으름 예찬
분야 : 인문
소분야 : 인문교양
지은이 : 로버트 디세이
출판사 : 다산초당
쪽수 : 296
출간일 : 2019년 08월 16일 
ISBN : 97911306236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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