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스 젠더란
크로스 젠더(Cross Gender)란 본래 패션 업계에서 사용한 용어로, 성별(Gender)의 경계가 없다는 뜻의 젠더리스(Genderless)에서 파생한 말이다. 여성의 전유물로 여겨진 주방용품 광고를 남성 모델이 하고, 남성 면도기 광고를 여성 모델이 하는 등 광고계에서도 크로스 젠더를 찾아볼 수 있다.
성별을 바꿔 리메이크한 영화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애프터 웨딩》(2006)의 두 남자 주인공을 여자로 성별을 바꿔 리메이크한 크로스 젠더 영화다. 성별을 바꿔 리메이크하는 것은 특별한 방식은 아니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 이전에도 성별을 바꿔 리메이크한 영화는 꽤 많았다.
때에 따라 영화를 소개하는 용어만 조금 달랐을 뿐이다. 마시멜로 유령을 때려잡던 4인방이 남자에서 여자로 성별이 바뀌며 리메이크된 《고스트 버스터즈》가 개봉할 때(2016년)만 해도, 젠더 스와프(Gender Swap)라고 불렀고, 그보다 더 이해하기 쉬운 표현으로는 성별 전환 영화라고도 불렀다.
남자들의 속마음이 들리게 된 여성 스포츠 에이전트 앨리(타라지 P. 헨슨)의 코믹한 이야기 《왓 맨 원트》(2019)도 여자들의 속마음이 들리게 된 광고회사 임원 닉(멜 깁슨)이 나오는 《왓 위민 원트》(2001)의 크로스 젠더 리메이크 영화였다.
최근 개봉한 영화 중 라미란 배우 원탑 영화 《정직한 후보》도 원작에서 남자 국회의원이 주인공인 영화 《O Candidato Honesto(정직한 후보)》(2014)를 여성 국회의원으로 성별을 바꿔 리메이크한 것이었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 부성애에서 모성애로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의 원작 《애프터 웨딩》은 두 아버지가 사건의 중심에 있다. 인도 부랑 아동을 도우며 살던 야콥(매즈 미켈슨)이 거액의 후원을 약속받고 후원자 딸의 결혼식에 참석하게 되면서 이야기가 펼쳐진다. 딸 결혼식에 참석해야 후원하겠다는 이상한 조건은, 후원자 욜젠(롤프 라스가드)의 딸이 사실 야콥의 딸임이 밝혀지며 야콥을 고민에 빠뜨린다. 결국 영화는 낳은 아빠와 키운 아빠의 부성애를 그린다.
《애프터 웨딩》은 생부 야콥과 양부 욜젠의 갈등을 그린 영화가 아니다. 누가 더 부성애가 절절한가를 경쟁한 영화도 아니다. 서로 다른 두 남자가 아버지라는 하나의 접점으로 엮이며 만들어낸 연대감이랄까. 가족의 의미를 다시 생각해 보게 된다랄까.
아버지에서 어머니로 바뀌면서,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은 무엇을 얻을까?
미셀 윌리엄스(이자벨)와 줄리안 무어(테레사)가 그려낼 서로 다른 '어머니'는 벌써부터 기대가 된다. 낳아준 엄마와 키워준 엄마, 그리고 떠나야만 하는 엄마의 마음을 어떻게 그려냈을지 머릿속에 그려진다. 한편으로는 그게 걱정이다. 《뷰티 인사이드》(2015)가 저지른 실수가 떠오르기 때문이다.
《뷰티 인사이드》의 주인공 우진은 자고 일어나는 모습이 바뀌는 희귀병(?)을 가진 캐릭터다. 그래서 다양한 성별, 연령으로 등장한다. 《뷰티 인사이드》에서 우진 캐릭터는 마음이 약해지거나 감성에 호소하는 장면에서 주로 여성 캐릭터로 등장했다. 감정 연기를 절절하게 잘 해내는 배우들로 말이다. 관객의 마음을 쉽게 가져갈 수 있는, 약은(?) 방법이었다.
그래서 아버지에서 어머니로 성별이 바뀐 《애프터 웨딩 인 뉴욕》도 조금 걱정이 된다. 《애프터 웨딩 인 뉴욕》이 두 여성 캐릭터를 원작보다 더 과한 감정 표현을 위한 수단으로 허비하지 않았길 바란다.
영화제목 : 애프터 웨딩 인 뉴욕
영문제목 : After the Wedding
장르 : 드라마
감독 : 바트 프룬디치
출연 : 줄리안 무어, 미셸 윌리엄스
상영시간 : 112분
등급 : 12세이상관람가
개봉일 : 2020.04.25
영화소개 : 모든 것을 마주하게 된 그날의 결혼식, 그리고 운명적 만남! 인도에서 아동 재단을 운영 중인 `이자벨`(미셸 윌리엄스)은 세계적 미디어 그룹 대표 `테레사`(줄리안 무어)로부터 거액의 후원을 제안받는다. 단, `이자벨`이 반드시 뉴욕으로 와야 한다는 특별한 조건이 따라붙고, 어쩔 수 없이 뉴욕으로 향한 `이자벨`은 `테레사`의 딸 `그레이스`(애비 퀸)의 결혼식에 초대받는다. 그리고 그 결혼식에서 20년 전 가장 소중했던 기억과 마주하게 된 `이자벨`은 다시 한번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는데...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영화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드라마 《더 킹 : 영원의 군주》와 평행 세계 영화들 (1) | 2020.04.18 |
---|---|
넷플릭스 영화 《키싱 부스》 결말(스포 있음), 전형적인 하이틴 로맨스 영화 (0) | 2020.04.17 |
영화 《나의 청춘은 너의 것》 제목부터 스포인, 뻔한 결말 로맨스? (2) | 2020.04.10 |
영화 《아이 필 프리티》 결말(스포 있음), 자존감 상승시켜 줄 유쾌한 영화 (2) | 2020.04.10 |
영화 《반도》 보기 전 알아두면 좋은 연상호 감독의 좀비 영화들 (3) | 2020.04.10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