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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제목인 《아이 필 프리티》는 영어 제목인 'I Feel Pretty'를 그대로 음차한 제목이다(너무 성의 없게도). '아이 필 프리티(I feel pretty)' 뜻을 직역하면 '내가 예쁘게 느껴져.' 정도이다. 'I'm, pretty(난 예뻐).'가 아닌 점에 이 영화의 모든 것을 담고 있다. 주인공 르네(에이미 슈머)가 자신이 예뻐 보이는 '착각'에 빠져 벌어지는 일이 주요 내용이기 때문이다.

 

영화 속에 그려지는 착각이란 늘 그렇듯, 주인공이 각성하는 계기가 된다. 착각에서 벗어나며 착각 이전과는 달라진 주인공의 모습으로 영화가 끝이 난다는 말이다. 영화 주제도 달라진 모습에 담긴 굉장히 전형적인 내용 전개이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착각의 시선이 누구에게 있나

아이 필 프리티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아이 필 프리티》 이전에도 '착각'의 시선이 담긴 영화는 많았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가 그렇다. 그러나 두 영화가 그려내는 착각의 시선이 조금 다르다.

 

《아이 필 프리티》에서 주인공 르네가 착각하는 것은 '자기 자신'이다. 예뻐지고 싶고, 날씬해지고 싶은 르네는 운동(스피닝)을 너무 격하는 하다 자전거에서 떨어져 머리를 심하게 다친다. 그 후, 자신이 예뻐 보이기 시작한다.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에서 주인공 할(잭 블랙)이 착각하는 것은 '상대방'이다. 평소 여성과의 데이트에서 '애프터'에 계속 실패하는 할은 최면 전문가 앤소니 덕에 사람들의 내적 아름다움이 겉모습으로도 보이는 최면에 걸린다. 내면이 아름다운 사람일수록 겉모습이 아름다워 보이는 최면에 걸린 것이다.

 

중요한 것은 겉모습이 아니라고 말하는 것은 두 영화가 같다. 하지만 두 영화의 시선 차이는 영화가 그려내는 주제에 차이를 만들어낸다. 내면의 아름다움이 중요하다고 말하는 것에서 한 발 더 나아가 나 자신을 사랑하자는 '자존감'에 관한 이야기 말이다.

 

《어쩌다 로맨스》 내가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

어쩌다 로맨스

 

《아이 필 프리티》는 자존감에 관하여, 결국 내가 아끼고 사랑해야 하는 것은 바로 나라고 말한다. 그런 면에서 《아이 필 프리티》는 《어쩌다 로맨스》와 비슷하다. 물론 극 중 상황은 다르다. 《아이 필 프리티》는 주인공인 르네만 착각에 빠진 상태이고 《어쩌다 로맨스》는 주인공 나탈리만 이 상황이 현실이 아니라 로맨스 영화 속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그래서 진짜 자존감이 무엇인지 깨닫는 과정도 서로 다르다.

 

(스포일러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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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실로 돌아온 뒤 깨닫는가, 깨달았기 때문에 현실로 돌아오는가를 살펴보자. 《아이 필 프리티》에서 르네는 다시 머리를 심하게 부딪힌 후, 그동안 자신의 겉모습이 변한 게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된다. 그리고 겉모습이 달라지지 않았음에도 사람들의 태도와 상황이 달랐던 것은 자신의 자신감 있는 태도에서 나왔음을 깨닫는다. 《어쩌다 로맨스》에서 나탈리는 자신이 정말 사랑해온 이는 나 자신이었음을 깨닫는다. 그런 뒤에 로맨스 영화 속에서 빠져나온다. 

 

뻔한 줄거리, 뻔한 결말, 뻔한 주제에도 《아이 필 프리티》와 같은 영화가 재밌는 점은 착각에 빠진 주인공이 바라보는 세계가 꽤 유쾌하기 때문이다. 르네 역을 맡은 에이미 슈머의 능청스러운 연기가 한몫했다. 후반부에 살짝 힘이 빠지긴 하지만 웃고 즐기며 자존감도 키워줄 영화를 찾는다면 《아이 필 프리티》를 추천한다.

 

《어쩌다 로맨스》의 포스팅을 보려면 다음 링크를 클릭!

2020/04/03 - [영화수다] - 넷플릭스 영화 《어쩌다 로맨스》 결말(스포 있음), 로맨틱 코미디 속 클리셰 비틀기

 

《아이 필 프리티》 결말(스포 있음) 중심 줄거리

운동 중 머리를 다친 르네는 예뻐졌다고 착각에 빠진다. 마법에 걸려 꿈에 그린 몸매와 얼굴을 갖게 되었다고 생각한 르네는 자신감도 급상승한다. 그리고 그 자신감 덕분에 면접도 통과해 릴리 르클레어의 안내데스크 직원이 된다. 건물 지하에 위치한 좁고 어두운 사무실에서 벗어나 맨해튼 초고층 건물에서 근무하게 된 것이다. 그리고 그동안 화장품 할인점(로드샵 등)에서 직접 화장품을 구매한 '실구매자'의 마음으로 의견을 내며 유능한 직원으로 인정받는다. 그동안 르클레어에서는 잘 파악하지 못했던 평범한 여성 고객의 마음을 대변했던 것.

 

그렇게 승승장구하게 된 르네는 보스턴 출장도 따라가게 된다. 그러다 호텔에서 샤워하다 머리를 심하게 부딪혀 정신을 잃는다. 깨어나 보니 자신이 예뻐 보이던 착각에서 빠져나온 상태. 마법으로 얻은 예쁜 겉모습이 사라졌다고, 마법이 풀렸다고 생각하고 자신의 본모습을 숨기려 한다.

 

르네는 르클레어 행사장에서, 사실 자신의 본모습은 예쁘고 아름다운 모습이 아니었다며 비포, 애프터 사진을 발표 자료로 준비한다. 비포 사진은 자신이 예뻐졌다고 착각했을 때의 사진이지만 그 모습도 르네의 본모습이었기 때문에 두 사진에는 차이가 없다. 르네는 발표 중, 두 사진 모두 자기 자신이며 외향에 달라진 게 없었음을 알게 된다.

 

결국 자신에 대한 (스스로의) 생각이 문제였다고 깨닫는다. 르클레어의 새 라인은 평범한 모두를 위한 것이며, 우리 모두 주인공이라는 내용으로 멋지게 발표를 해낸다. 르네는 자존감도 찾고, 일에서도 성공, 에단(로리 스코벨)과의 연애도 성공하며, 계속 자신감 없는 모습을 보였던 에이버리(미셀 윌리엄스) 역시도 할머니에게 인정받으며 해피엔딩으로 끝난다.


영화제목 : 아이 필 프리티
영문제목 : I Feel Pretty
장르 : 코미디
감독 : 애비 콘
출연 : 에이미 슈머, 미셀 윌리엄스, 로리 스코벨, 톰 호퍼
상영시간 : 110분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개봉일 : 2018.06.06
영화소개 : “예뻐져라.. 예뻐져라.. 엇! 진짜 예뻐졌네?!” 뛰어난 패션센스에 매력적인 성격이지만 통통한 몸매가 불만인 ‘르네’ 예뻐지기만 하면 뭐든 다 할 수 있을 것만 같다. 하늘에 온 마음을 담아 간절히 소원을 빌지만 당연히 달라지는 건 1%도 없고. 오늘도 헬스클럽에서 스피닝에 열중하는 ‘르네’! 집중! 또 집중! 난 할 수 있다!

 

영화제목 : 내겐 너무 가벼운 그녀
영문제목 : Shallow Hal
장르 : 코미디/로맨스/멜로
감독 : 피터 패럴리
출연 : 기네스 팰트로, 잭 블랙
상영시간 : 113분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개봉일 : 2002.02.22
영화소개 : 아버지의 유언을 받들어 죽여주는 외모의 여성들과 데이트를 거듭하지만 정작 자기 얼굴 때문에 애프터에는 늘 실패하는 남자 할어느 날 엘리베이터에서 만난 '자기의욕고취' 전문가 앤소니 로빈스의 최면에 걸린 할은 불행인지 다행인지 사람들의 내적인 아름다움만을 보게 된다. 곧이어 몸무게 136킬로그램의 뚱보 여인 로즈마리(기네스 팰트로)와 사랑에 빠지는 할.

 

영화제목 : 어쩌다 로맨스
영문제목 : Isn't It Romantic
장르 : 코미디/판타지/로맨스/멜로
감독 : 토드 스트라우스 슐슨
출연 : 레벨 윌슨, 리암 헴스워스, 애덤  드바인, 프리얀카 초프라

상영시간 : 88분
등급 : 15세이상관람가

넷플릭스 : netflix.com/title/80200642
영화소개 : 로맨스 영화를 믿지 않는 건축가.
머리를 다친 후 깨어보니, 로맨틱 코미디의 주인공이 되어 있다.
아름다운 세상이 악몽과도 같은 그녀. 정녕 해피 엔딩은 없는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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