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다산북스 리뷰어(북딩 3기) 활동으로 책을 무료로 제공받았음을 미리 밝힙니다.


<오베라는 남자>보다 더 재밌고 감동적이다.

이 책의 띠지에 적혀 있는 홍보문구다. 캄보디아의 호텔 원더랜드. 호텔 주인인 고복희는 매일 아침 다섯시에 일어나고 여섯 시에 원더랜드 문을 연다. 이렇게 같은 시간, 정해진 일을 하는 칼 같은 성격은 오베와 닮았다. 계속 읽다 보니 프레드릭 배크만의 다른 작품, <브릿마리 여기 있다>도 생각났다. 

 

문은강,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호텔이라고는 하지만 민박에 가까운 원더랜드. 그곳에 스물여섯 박지우가 머물게 된다. 지우는 앙코르와트를 보기 위해 원더랜드에 왔다. 원더랜드가 특가로 뜬 것을 보고 앙코르와트까지의 거리는 모른 채 잘못 온 것이었다(원더랜드가 있는 "브놈펜에서 시엠레아프까지 버스로 일곱 시간, 비행기로는 한 시간"이 걸린다). 환불을 요구했지만 깐깐하고 고지식한 고복희가 허락해줄 리 없고, 결국 한 달간 원더랜드에 묵게 된다.

 

원더랜드가 있는 곳은 캄보디아이고 교민 사회를 배경으로 이야기가 펼쳐진다. 그러나 외환위기니 해외 이주니 하는 그녀의 삶에서 우리네 부모님의 삶이 보였다. 한 세대를 같이 살아간다는 게 이런 건가(요즘 소설을 읽을 때 종종 이런 생각이 든다). 고복희의 이야기 속에 우리나라 과거사가 묻어 있다면 지우는 우리의 현재다. 그래서 더 와닿았다. 특히 다음 내용이...

 

뭔가 이루고 싶으면 죽도록 하라고 하는데. 제가 봤을 때 죽도록 하는 사람들은 진짜 죽어요. 살기 위해 죽도록 하라니. 대체 그게 무슨 말이에요. - 93쪽

 

<오베라는 남자>에서 그랬듯,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에서 고복희를 바라보는 관점도 '꼰대' 아니냐는 편견에서 그녀를 이해하는 마음과 애정으로 점차 변했다. 

 

다 함께 모여 춤추는 밤은 어디에나 존재한다. 동그란 지구를 자세히 살펴보면 그들이 찍어 놓은 발자국으로 빼곡할 것이다. 저마다의 흔적을 남겨놓고 떠난 이들은 분명 즐거울 것이다. - 262쪽

 

 


책 제목 : 춤추는 고복희와 원더랜드
분야 : 소설
소분야 : 한국소설 
지은이 : 문은강
출판사 : 다산책방
쪽수 : 268쪽
출간일 : 2019년 10월 25일 
ISBN : 9791130626857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