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막례 할머니의 유튜브 채널을 다 본 것은 아니지만 몇몇 인기 있는 동영상은 봤었다. '치과 갈 때 하는 메이크업'이라든지 '마피아 게임' 같은 것들. 워낙 유명한 동영상이니까 나처럼 유튜브 안 보는 이에게까지 알려진 셈이다. 할머니와 손녀는 어떻게 유튜버와 PD가 되었을지 궁금했다. 이 책이 인터넷서점에 예약 판매로 걸린 날부터 기다렸다. 간간히 위즈덤하우스 인스타그램에서 책 미리보기를 보여주는데 어찌나 감질나던지. 판매가 개시된 날 곧장 서점으로 달려갔다.
박막례 할머니의 인생 이야기는 읽을수록 놀라웠다. 지금 내가 읽고 있는 게 실화 맞지? 싶을 때도 있었다. 딸이라고 제때에 제대로 배우지도 못하고, 힘들게 번 돈 사기 당하고. 그러면서도 꿋꿋하게 버텨내고 이겨냈건만 이번엔 치매 위험 판정이라니. 나까지 다 속이 상하는 이야기였다.
한평생 고생만 하다가 이제 좀 살만하니 치매 위험 판정을 받은 할머니. 그리고 그런 할머니와 여행을 가기 위해 과감히 사표를 던지는 손녀의 추진력. 그렇게 떠난 여행을, 그 추억을 오래 간직하기 위해 동영상을 만들었다.
일하는 곳에는 사직서를 썼다. 휴가를 얻으려고 눈물까지 흘리며 '생쇼'를 해보았지만 잘되지 않았다.
할 수 없지. 내 가족을 소중히 여기지 않는 회사는 나도 필요 없어. - 64p
여기까지는 책을 읽기 전에도 이미 알고 있는 내용이었다. 손녀의 커리어에 한발 더 접근해서, 대학에서 이미 영상 편집을 다뤄 봤다거나 헤이지니와 친분 있는 사이였다거나 하는 일은 조금 놀랐다. 그럼 그렇지! 어쩐지 첫 영상부터 너무 고퀄이더라! 하는 생각이 들었다. 책을 읽기 전에는 유튜버 코리아 그랜마의 성공은 운이 좋아서 그런 것 같다는 느낌이 더 강했다. 하지만 책을 읽으면서는 이미 준비된 유튜버와 PD였구나 싶었다. 본인도 알게 모르게 그렇게 내공이 쌓여 있던 것이구나.
할머니의 일화 중 가장 공감이 가고 그만큼 안쓰러웠던 일화는 에버랜드와 관련한 것이었다. 할머니가 에버랜드 구경 좀 시켜 달라고 부탁하니, 정말 구경만 시켜 주었다는 일화였다. 놀이공원은 자고로 놀이기구를 타야 하거늘.
본인 나이를 자각할 시간도 없이 쉬지 않고 일만 하며 살다가 이제 좀 여유가 생겨서 돈 내고 놀이기구 좀 타볼랬더니 너무 늦게 왔다고 뒤통수 맞은 거다.
인생. 진짜 뭘까?
더 이상 어떻게 살아야 아쉬운 게 없는 거야?
열심히 살아야 해서 열심히 살았는데도 그게 꼭 잘 산 게 아닌 것 같은 상황이 너무 쉽게 벌어진다. - 227p
자녀들이 어릴 때는 사주지 못했던 장난감을 이제야 사주는 일화도 뭉클했다.
우리 새끼들이 선물을 받고서는 그 자리에선 아무 말 못 하고 있더라고. 그리고 밤에 그르더라고.
엄마 안 잊어버렸냐고. 장난감 사줘서 고맙다고···. - 305p
유튜브에서, 책에서 할머니는 말씀하신다. 인생은 절대 늦지 않았음을!
인생이라는 게 참···
세상에서 내 인생이 제일 불쌍하다 싶을 정도로
힘들었는데 말이여.
그때도 그 시련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인생은 한 치 앞도 모르는 것이구먼.
일흔한 살에
이런 행복이 나한테 올 줄 알았는감? - 332p
카트 타다 어금니가 깨져도 훌훌 털고 일어나고, 패러글라이딩에 도전하는 멋진 할머니. 팬(fan)을 편이라 부르는 코리아 그랜마, 박막례!
할머니, 아니 그녀의 앞으로가 더욱 기대된다.
책 제목 : 박막례, 이대로 죽을 순 없다
분야 : 시/에세이
소분야 : 한국에세이
지은이 : 박막례, 김유라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쪽수 : 344쪽
출간일 : 2019년 05월 31일
ISBN : 9791190065672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책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위즈덤』 오프라 윈프리 '슈퍼 소울 선데이'를 책으로! (2) | 2019.06.30 |
---|---|
『로케이션』 돈과 사람을 끌어당기는 입지의 비밀 (0) | 2019.06.16 |
『나의 듦의 심리학』 나이 들수록 당당하게! (0) | 2019.06.13 |
『다시 태어나도 엄마 딸』 함께 있어 행복한 모녀 (2) | 2019.06.10 |
『사랑한다고 상처를 허락하지 마라』 나르시시스트와 이별하기 (0) | 2019.06.09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