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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는 첫 회사를 무려 8년이나 다녔다.

8년을 다닌 회사든 한 달은 다닌 회사든, 어느 경우에도 쉬운 퇴사는 없었다고 한다.

 

 

직장인이라면 누구나 사직서 하나쯤은 써 두고 있다고들 한다. 나 역시 그렇다. 이 책도 퇴사가 너무 하고 싶어서 읽었다. 퇴사하고 싶다는 생각이 지금 회사 상황 등 일시적인 생각인지, 내가 정말 원하는 것인지 궁금했다. 전자라면 이 순간들이 지나가면 다시 다닐만 해질테지만 후자라면 정말 회사를 그만둘 생각이었다.

 

퇴사는 쉬운 일이 아니지만 동시에 쉬운 일이다. 퇴사를 한다는 것 자체는 쉽지만 그 이후에 감당해야 할 일이 많아 쉽지 않다. 정말 마음 같아서는 당장 퇴사하고 싶다. 하지만 내가 다시 일을 구할 수 있을까 하는 생각이 밀려오면 평소에는 아무렇지 않았던 부분들이 괜히 마음에 걸린다. 새 분야를 시작하기에는 내 나이가 많은 것 같아, 이쪽 일을 계속 하자니 경력이 너무 애매해 하는 그런 부분 말이다.

 

저자의 경우에도 퇴사는 쉬운 일이 아니었다. 저자는 첫 회사를 무려 8년이나 다녔다. 첫 퇴사 이후 여러 회사를 거치며 퇴사를 반복했지만 어느 경우에도 쉬운 퇴사는 없었다고 한다. 그리고 저자는 여전히 회사를 다닌다(다섯 번 퇴사 후 현재 여섯 번째 회사를 다니고 있다). 회사원다운 결말이다. 희망퇴사에 희망퇴사를 거듭하고 결국에는 자영업자가 되었다거나 하는 결말이 아니라서 좋았다.

 

한 회사를 8년이나 다녔다는 것은 이미 그 직장에 내 삶의 많은 부분이 녹아 있다는 의미이다. 한두 달만 다녀도 출퇴근길이 익숙해진다. 한두 해만 다녀도 일의 진행 패턴이라든지 함께 일하는 사람들이라든지 굳이 말하지 않아도 알게 되는 것들이 생긴다. 그런 상황에서 퇴사라? 물론 힘든 일이었겠지만 속은 후련하지 않았을까. 내가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했을 시간이고, 미련도 없을 것 같다. 아쉽게도 나는 그렇게 긴 시간을 한 회사에서 일하지 않아서 예상만 해볼 뿐이다.

 

나는 첫 회사를 3년, 거의 4년 가까이 다녔다. 그리고 지금은 분야를 바꾼 뒤 3년 가까이 일하고 있다. 그래서 퇴사 생각이 날 때면, 이 회사가 나에게 안 맞는 것인지 이 분야가 안 맞는 것은 아닌지 고민이 된다. 이 분야를 3년 이상 일해보면 그 답을 알게 될까 억지로 3년을 버텨내고 있는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내 첫 회사의 상사는 나에게, "너는 지금 이 회사에 청춘을 바치고 있는 거야."라는 말을 했었다. 그 말을 들었을 때는 기분이 몹시 나빴다. 그런데 퇴사 생각이 날 때면 저 말이 생각난다.

 

일주일을 168시간으로 따져보자. 회사에서 점심시간을 포함해 45시간을 보내고, 출퇴근에 드는 시간은 20시간(내 경우에 출퇴근이 오래 걸린다)을 보낸다. 하루 8시간을 잔다고 하면 56시간이니 그 시간을 빼면, 깨어 있는 시간 중 무려 60%를 회사에서 보낸다.

 

일주일 중 깨어 있는 시간 = (24시간 - 8시간) * 7일 = 112시간

일주일 중 내가 회사를 다니면 드는 시간(근무 + 점심 + 출퇴근) = (8시간 + 1시간 + 4시간) * 5일 = 65시간

65시간 / 112시간 = 0.58 (약 60%)

 

이렇게 계산해 놓고 보니 내가 정말 회사에 청춘을 바치고 있는 꼴이 맞다. 그러니 이왕 내가 청춘을 바칠 회사라면 그만한 가치가 있어야 하는 것이 맞다.

 

 

각 축에 저자의 직장을 놓았을 때 위와 같은 그림이 나온다.

3에 놓여 있다면 냉큼 퇴사하고, 1, 4에 놓여 있다면 자신이 무엇을 원하는지 판단해야 한다.
(책에서 1, 4라고 나왔는데 내용상 2, 4가 아닐까 싶다.)

 

저자의 경우처럼, 자신이 생각하는 가치를 축으로 두어 현 회사의 상태를 가늠하는 것도 좋겠다.

 

 


책 제목 : 희망퇴사
분야 : 시/에세이
소분야 : 한국에세이
지은이 : 박정선
출판사 : b.read(브레드)
쪽수 : 288쪽
출간일 : 2018년 06월 25일
ISBN : 9791196404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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