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실전편 내용이나 본문 중간 추천 도서명/사이트 주소 등은 굳이 책에 실어야 했나는 의문이다.

이미 QR 코드도 많이 사용했는데, 이런 내용을 정리한 페이지를 QR 코드로 제공하는 것은 어땠을런지.

 

 

<몰입>, <몰입, 두 번째 이야기>(이하 몰입2), <공부하는 힘>의 저자 황농문 교수님의 신간이다. <몰입>과 <공부하는 힘>의 인기에, 그럼 영어를 공부하는 방법은 무엇인지 묻는 독자가 많아 출간한 책이라고 한다. '몰입'이라는 단어보다 '영어'라는 단어가 솔깃해서 읽게 되었다.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고 다짐하다 무너지다 또다시 다짐하고 그러던 차였다.

 

저자의 이전 책들을 읽어 보지 못했기 때문에 <몰입>과 <몰입 영어>를 함께 읽기로 했다. <몰입>은 도서관 대출을 기다리느라 <몰입 영어>를 먼저 손에 쥐었다. 심지어 빌려온 책이 <몰입>인 줄 알았더니, <몰입2>였다. 출간된 순서로 따지자면 나중에 나온 책부터 읽게 된 셈이다. <몰입>은 아직도 읽지 못했다. 다행인지 <몰입>은 몰입으로 변화한 자신의 이야기를 담았다고 하니, 내가 읽고 싶은 내용은 <몰입2>에 가깝다.

 

<몰입 영어>에서 저자는 듣기, 말하기를 통한 암묵기억으로 영어를 익혀야 한다고 강조한다. 마치 자전거를 타듯이 몸에 자연스럽게 배야 한다. 예전에 언어학 수업에서 이와 같은 내용을 배운 적이 있다. 모든 언어는 '듣기'가 가장 먼저이고 그다음이 '말하기'인데, '읽기'와 '쓰기' 중심의 잘못된 방법으로 외국어를 공부한다는 것이었다.

 

타이밍이 중요한 활동들은 암묵기억을 활용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악기 연주, 스포츠, 운전 등이 암묵기억을 사용하는 대표적인 활동이다. 듣기와 말하기 역시 타이밍이 중요하다. 듣기를 하려면 상대방이 말하는 즉시 알아들어야 한다. 타이밍을 놓치면 무슨 말인지 이해할 수 없다. 말하기도 마찬가지다. 타인과 대화할 때 "아까 'Yes!'라고 말했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네!" 하고 안타까워해봤자 소용없다. 이렇게 대화의 타이밍을 놓치지 않으려면 뇌가 자동적·즉각적으로 듣기와 말하기를 처리하는 암묵기억 회로가 만들어져야 한다.

반면 읽기·쓰기는 자동적·즉각적으로 처리되기보다 생각하고 궁리하는 단계를 거치는 작업이다. 이처럼 의식적으로 관련 기억을 인출하고 처리하는 기억을 '외현기억(explicit memory)'이라고 한다. 의식적으로 서술할 수 있어 '서술기억(declarative memory)'이라고도 한다.

우리는 그동안 시험 대비용 영어 공부를 주로 해왔다. 시험에서는 대체로 영어 지문을 읽고 이해하기, 우리말을 영어로 옮기기 등 읽기와 쓰기 능력을 테스트한다. 깊이 생각하고 궁리해야 하는 기억, 즉 외현기억을 발달시키를 영어 공부를 해온 셈이다. 그렇다 보니 암묵기억이 필요한 듣기와 말하기 능력이 부족해지는 것은 너무나 당연한 일이다.

 

<몰입 영어>는 공부법을 알려 주는 책들이 다 그렇듯, 뻔한 이야기로 흘러간다. 내가 궁금한 것은 '몰입'과 '영어'가 단순히 '영어에 몰입하자' 외에 어떠한 의미가 있는지, 또는 '영어에 몰입'하기 위해서는 어떤 방법을 활용할 수 있는지였다. 그런데 앞부분에서 몰입을 설명할 때는 전작 <몰입>, <몰입2>에서 설명했다는 식으로 넘어가는 부분이 꽤 있다.

 

몰입을 영어에 적용한다면 일정 기간을 연속해서 오로지 영어만 하는 것이다. 매일 꿈속에서도 영어를 할 정도로 몰입하면 비교적 단기간에 큰 효과를 볼 수 있다. 그러나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면서도 몰입 개념을 적용할 수 있다.

자투리 시간을 활용하여 영어 몰입학습을 하려면 하나의 문장을 집중적으로 반복하면 된다. 예를 들어 5분의 자투리 시간 동안 10문장 이상의 회화를 공부하는 것은 몰입 효과가 없다. 그러나 5분 동안 단순한 하나의 문장만 듣기와 말하기를 반복하면 몰입 효과가 나타난다. 하나의 문장을 단순 반복하면 이와 관련된 시냅스 활성화가 커지므로 몰입도가 올라가고 암묵기억이 효율적으로 형성된다.

 

이와 같은 방법을 바탕으로, 책의 뒷부분은 영어 공부를 위한 예문으로 채워져 있다. 책 전체 분량이 250쪽 정도인데, 절반 가까이가 영어 연습이니 실제로는 읽은 내용이 너무 없다. 내 기대와는 달리 정말 영어를 공부하는 책이었던 셈이다. (돈 주고 샀다면 아까웠을 내용이라고 사족을 달아본다. 그러나 영어에 몰입하는 연습도 이 책으로 끝내고 싶은 독자에게는 안성마춤이겠다.)

 

영어바보인 나는 영어 성적이 늘 형편없었다. 처음에는 그렇게까지 형편없는 수준은 아니었다. 어휘력이 조금 부족한 수준? 영어를 못 하니 영어 공부가 하기 싫고 그러니 성적도 잘 안 나오는, 악순환이었다. 그렇게 내게 영어는 마음의 짐 같은 존재가 되었다.

 

시험을 위한 영어 공부를 하던 학창시절을 뒤로하고, 사회생활을 하니 영어 공부에 대한 생각이 많이 바뀌었다. 좋은 성적을 받기 위한 영어 공부가 아닌 내가 정말 일상 생활에서 쓸 수 있는 영어로 몸에 익히고 싶다. 해외로 놀러도 가고 싶고, 하물며 국내에서도 외국인이 말 걸어오면 뭐라도 알려주고 싶다(오지랖이다). 아마존에 널리고 널렸다는 그 많은 책을 읽어 보고도 싶다.

 

영어 예문으로 채워진 책의 뒷부분이나 중간중간 참고 도서명이나 사이트를 나열한 부분들로 읽을거리가 별로 없는 점은 아쉬웠다. 그러나 영어 공부를 해야겠다는 마음이 충만하니, 그걸로 족하다.

 


책 제목 : 몰입 영어
분야 : 자기계발
소분야 : 자기혁신/자기관리
지은이 : 황농문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쪽수 : 244쪽
출간일 : 2018년 08월 29일

ISBN : 9791162207178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