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 살 것이다. 그냥 사는 것 말고, 잘 살 것이다.
그러려면 역시, 돈 관리부터 잘해야 한다.
나는 비혼주의자다. 비혼주의자라고 말하기 시작한 것은 얼마 되지 않았다. 전에는 누군가 결혼 이야기를 꺼내면 ‘결혼할 만큼 좋아하는 사람이 있다면 언젠가 하겠죠.’ 하는 식의 답변을 했었다. 하지만 올해 들어 생각해 보니, 결혼은커녕 연애할 생각조차 없다는 것을 깨달았다. 집에서도 결혼 이야기만 나오면 귀를 닫아버리기 시작했는데, 부모님께서 슬슬 내 눈치를 살피신다. 기회다 싶을 때면 결혼 이야기를 꺼내려고...
그래도 굴하지 않고 나는 혼자 살 거라는 말을 계속 주입해 왔다. 내 비혼주의자 선언을 이해해 주셔서 그런 것인지(물론 아닌 것 같지만) ‘너는 앞으로 혼자 살 건데 이런 것쯤은 할 줄 알아야 하지 않냐.’라는 이야기나 ‘혼자 사는 사람은 더욱 이런 준비가 필요해.’라는 이야기를 듣게 되었다.
저자의 전작 <1인 가구 살림법>은 그런 이야기를 들을 때마다 떠올린 책이었다. 하지만 지금 당장은 부모님과 함께 사는 데다 ‘살림’의 압박이 없었기 때문에 선뜻 손이 가지 않았다. 하지만 이번 책 <1인 가구 돈 관리>는 제목을 보는 순간, 이건 바로 봐야 해! 하는 생각을 했다. 비슷한 책으로는 <혼자 사는데 돈이라도 있어야지>가 있는데 이 책을 먼저 읽게 되었다.
그런데 거의 모든 재테크 책들이 결혼한 사람들의 경우만을 다루고 있었습니다. 혼자 살아가는 저에게는 적용하기 어려운 내용들만 가득하더라고요. 인터넷으로 절약하는 사람들이 모여 있는 카페 같은 데를 들어가도 대부분 가정을 이룬 사람들이었습니다.
이 부분을 읽을 때만 해도 ‘그래, 내가 그런 생각으로 이 책을 집어 들었지.’라고 생각했지만 그 이후의 내용, 특히 앞부분의 장들은 조금 실망이었다. 내 경우에는 재테크에 관심이 많아 그동안 읽은 재테크 책이 꽤 많은 편인데 비슷한 내용이 많았다. 저자가 SNS에 올린 재테크 정보를 모은 책이라 그런지 팁은 굉장히 소소했다. 바꿔 말하자면 무척 일상적이고 흔한, 그래서 정보라고도 잘 생각하지 않았던 부분이기도 했다.
가방 속에 챙겨두면 돈이 아껴지는 물건들 : 텀블러, 간식, 비상금(1만 원 정도), 옷핀, 미세먼지 마스크, 비상약, 작은 우산, 장바구니, 치실, 기타 위생용품
이래서 내 가방이 무거웠나(참고로 책에서는 각 물건을 설명했지만 여기에서는 물건명만 적은 것이다).
재테크를 막 시작하려는 초보자에게 권하면 좋을 법한 앞부분 장들을 읽으며 너무 입문자용 책을 선택했나 싶었는데, 내가 원한 정보들은 주로 뒤에 있었다. 내년이면 따로 나가서 살겠다고 선언해 둔 탓에 전셋집 마련 방법을 고심하고 있어서 다음 내용은 꽤 유용했다.
원래는 만 25세 미만 단독 세대주의 경우 전세자금 대출이 불가능했지만 최근 주택도시기금에서 만 19세~25세 미만 청년 단독 세대주들을 위한 전용 전월세 대출을 지원하기 시작했어요. 우리, 국민, 신한, 기업, 농협 등의 은행에서 진행할 수 있습니다.
전세 자금이 부족한 청년들에게는 ‘청년전용 버팀목전세자금’이라는 이름으로 연 2%대의 이율로 대출을 지원하는데, 최대 2,000만 원까지 빌릴 수 있습니다. (만 25세 이상의 경우 기존의 버팀목 전세자금 대출을 이용) 조건은 연소득 5,000만 원 이하여야 하고 전용면적 60제곱미터 이하의 주택이어야 합니다.
(중략) 좀 더 자세한 정보 및 상담은 다음을 참고하세요.
주택도시기금 관련 자세한 정보 및 상담처
주택도시기금 포털 : http://nhuf.molit.go.kr
국토교통부 콜센터 : 1599-0001
LH 마이홈 상담센터 및 콜센터 : 1600-1004
주택도시공사 콜센터 : 1566-9009
금융과 관련해, 정기 점검 체크리스트도 있었는데 잊지 말고 기억해 두면 좋겠어서 기록으로 남긴다.
금융 정기 점검 체크리스트
- 지난 한 해 동안 자산이 얼마나 늘었나
- 더 줄일 수 있는 지출은 없나
- 수입을 늘릴 방법이 없나
- 만기가 되어 찾아야 할 적금, 예금이 있나
- 보안카드를 교체해야 하진 않나
- 수수료 면제 혜택이 이어지고 있나
- 내가 가입한 것보다 더 좋은 금융상품이 있진 않나
- 가입한 펀드의 수익률이 좋은가
- 대출을 받았다면 그사이에 좋아진 신용등급으로 금리인하권을 행사할 순 없나
- 새로 발급받아야 할 통장이나 카드는 없나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는데, 몰랐던 부분도 있었다. 예금자보호법에 관련한 내용이다. 5,000만 원까지 보호받는다는 것까지만 알았고, 가지급금 범위는 알지 못했던 부분이었다.
제2금융권
증권회사, 보험회사, 투자신탁회사, 종합금융회사, 상호저축은행, 새마을금고, 각종 캐피탈 등이 제2금융권입니다. 이율이 높아 저축할 때 이용하는 분들이 많은데요. (중략) 정 이용해야 한다면 부도가 나도 예금보호공사에서 가지급금 신청을 할 수 있는 2,000만 원 이하로 맞춰 사용하는 방법이 있습니다. <예금자보호법>으로 원래 5,000만 원까지는 보호를 받지만 지급에 시간이 오래 걸릴 수 있고 이자가 보장되지 않을 수 있어 며칠 만에 처리되는 가지급금 범위에 맞춰 이용하는 게 최악의 경우에도 금방 돈을 찾을 수 있는 방법입니다.
우체국에 예금자 보호 한도가 없다는 사실도 이 책으로 알게 된 내용이다.
그 외 금융기관이지만 제1, 제2금융권에 분류되지 않는 곳으로 한국은행과 우체국이 있습니다. 이 둘은 국가기관으로 한국은행은 개인 거래를 받지 않지만, 우체국은 평범한 은행처럼 이용할 수 있습니다. 국가기관인지라 예금자 보호 한도가 없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재테크 영역 중 가장 자신 없는 보험에서 저자가 ‘실손의료보험, 암보험’은 갖추고 있기를 권했는데, 다행히 나는 그 둘 다 갖추고 있어서 안심하였다.
1인 가구가 들어두면 좋은 보험들
이런 저런 보험이 많지만 보험을 왜 드는지 생각해보면 어떤 상품을 선택해야 할지 명확해집니다. 내 능력으로 해결할 수 없는 위기가 닥쳤을 때를 대비한 방패막이로써 보험이 필요하지요. 즉, 보장성 보험입니다. 그 외의 보험은 권하고 싶지 않습니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는 가벼운 내용, 이미 내가 알고 있는 내용이라 조금 실망했다. 만약 재테크 책도 잘 보지 않았고, 이제 막 혼자 살기 시작한 상황이었다면 더욱 유익했을 것 같다. <1인 가구 살림법>도 읽어보고 싶다.
책 제목 : 1인 가구 돈 관리
분야 : 경제/경영
소분야 : 재테크
지은이 : 공아연
출판사 : 위즈덤하우스
쪽수 : 264쪽
출간일 : 2018년 06월 20일
ISBN : 9791162203897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 |
'책수다' 카테고리의 다른 글
<예민한 게 아니라 섬세한 겁니다> 예민함의 장점을 찾자 (2) | 2018.11.11 |
---|---|
<열두 발자국> 과학자의 열두 발자국을 따라가며 나를 돌아본다 (2) | 2018.11.07 |
<대리사회> 나는 주인으로, 주체로 살고 있는가 (2) | 2018.11.03 |
<괜찮은 척은 그만두겠습니다> 괜찮지 않은 나를 위한 위로 (0) | 2018.11.02 |
<몰입> 이제는 Think Hard의 시대다, 생각하고 집중하고 몰입하라! (2) | 2018.10.2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