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으로 바로가기

기다린 영화 《예스터데이》가 드디어 개봉했다. 이 영화를 기다린 이유는 단 하나. 비틀즈 노래를 전면에 내세웠기 때문이었다. 비틀즈의 팬이라고 하기는 좀 그렇고. 남들이 아는 수준만큼만 겨우 아는 사람일 뿐이다. 그래도 영화 속에서 비틀즈의 명곡을 들을 수 있겠다 싶어 기대가 됐다. 더욱이, 비틀즈를 기억하는 사람이 주인공(잭 말린, 히메쉬 파텔 분)밖에 없다는 설정이라니!

 

영화 《예스터데이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만큼 흥행할 수 있을까?

미안하게도 답은, ‘아니오!’다. 《보헤미안 랩소디》는 첫 장면과 마지막 장면이 이어지며, 한 편의 콘서트를 보는 느낌이었다. 노래 제목은 모르지만 나도 모르게 박자를 타고 있는 순간이 많았다. 노래를 함께 즐길 수 있는 상영관(싱어롱)까지 등장할 정도였으니. 재관람 열풍도 흥행에 한몫했을 터. (나 역시 재관람했고...)

 

보헤미안 랩소디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그러나 《예스터데이》는 그렇지 않았다. 비틀즈의 노래를 부르는 건 잭 말린이지, 비틀즈가 아니었다. 내 귀에도 익숙한 명곡이 흘러나올 때면, 맛보기로만 끝나듯이 장면이 넘어가버렸다. 이왕 들려줄 거면 더 들려주지 왜 들려주다 마는 걸까? 완곡의 몇 %만 등장하도록 계약한 것인가? 삽입하고 싶은 곡이 너무 많아서 그런 건가? 그렇게 생각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이럴 거면 차라리 《보헤미안 랩소디》처럼, 비틀즈 멤버들을 재현해놓았다면 어땠을까? 그런 아쉬움도 들었다. 물론 그렇지 않았기 때문에 이 영화를 선택한 것이었지만 말이다.

 

결국 비틀즈의 노래는 단지 소재일 뿐, 꿈을 포기하려던 남자와 그를 끝까지 지지해주는 여자의 사랑 이야기가 주된 내용이었다. 그 부분에 초점을 맞추면 생각나는 영화가 한 편 있다. 《어바웃 타임》이다.

 

《어바웃 타임》만큼 내용이 탄탄한가?

《어바웃 타임》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시간을 되돌릴 수 있다. 로맨틱 코미디인데 판타지가 곁들여진 영화였다. 예스터데이》에서는 남자 주인공이 혼자만 비틀즈를 기억한다. 몇 초간 세상이 정전되며 사람들의 기억 속에서 비틀즈가 사라졌다는 설정이다. 이 역시 판타지를 곁들인 셈.

 

어바웃 타임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그러나 《어바웃 타임》만큼 내용이 탄탄하지 않았다. 영화 중반까지 참신한 설정이라는 생각에 집중해서 볼 수 있었다. 하지만 비틀즈 노래를 아는 이와 모르는 이 사이에서 벌어질 수 있는 장면을, 그저 제목 이름을 잘못 인지한다거나 노래 가사를 바꾸려 한다는 식으로 쉽게 풀어버린 점은 아쉽다. 식상했다. 영화 속에서 무엇을 그려내려는지는 짐작이 갔지만 겉핥기로 넘어가버린 느낌이 자꾸 들었다.

 

그래도 이 영화를 봐야 할 이유가 있을까?

아쉽긴 했지만 비틀즈의 명곡 덕에 귀가 즐거운 영화임은 틀림없었다. 비틀즈 음악이 역대 최다 등장한 것이라 하니, OST로 귀호강하고 싶다면 이 영화를 보면 좋다.

 

‘워킹 타이틀 필름스’표 로맨틱 코미디를 좋아한 사람에게는 추천할 만하다. 나는 음악 쪽에 더 기대하고 봐서 조금 실망한 것이었지만, 로맨틱 코미디, 드라마물로는 꽤 괜찮은 영화다(이 영화의 장르 구분도 ‘드라마’다)

 


영화제목 : 예스터데이

영문제목 : Yesterday

장르 : 드라마

감독 : 대니 보일

출연 : 히메쉬 파텔, 릴리 제임스, 에드 시런, 소피아 디 마르티노

상영시간 : 116분

등급 : 12세이상관람가

개봉일 : 2019년 9월 18일

 

읽어 주셔서 고맙습니다. 제 글이 마음에 드셨다면 아래 ♡를 꾸욱 눌러 주세요. 저에게 큰 힘이 된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