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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일러가 없는 후기이지만 일부 내용에서 특정 장면을 언급하였습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마지막으로, 추석 전후로 개봉한 최근 영화를 모두 관람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볼까 말까 고민했었다. 영화를 보고 나서도 후기를 쓸까 말까 고민했었다. 볼 것인지 고민한 이유는 ‘재미가 없을 것 같아서.’였다. 그리고 후기를 쓸까 고민한 이유는 ‘재미가 없어서’였다. 예상이 빗나가질 않다니 이렇게 슬픈 일이!

 

하지만 이렇게 후기를 쓴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보고 나오니, <타짜>가 미친 듯이 그리워졌기 때문이다. 아아, 고니.

 

타짜: 원 아이드 잭 (이미지 출처 : 다음 영화)

 

<타짜> 이후 <타짜: 신의 손>도 등장했지만 보지 않았다. 심지어 케이블 영화채널에서 방영한 것을 보다가 채널을 돌려버렸다. 재미가 없었기 때문이었다. <타짜: 원 아이드 잭>도 재미없을 것 같아서 보지 않으려고 했었다. 그런데 주인공인 도일출(박정민 분)이 <타짜>에 등장하는 짝귀(주진모 분)의 아들이라는 점, 이번에는 화투가 아니라 포커라는 점에 궁금증이 생겼다. 이번에는 조금 다르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을 1g 정도는 보탰다.

 

오마주인가 어설픈 흉내내기인가

오마주(hommage)란 프랑스어로 ‘감사, 경의, 존경’을 뜻하는 말로, 자신이 존경했던 영화감독에 대한 일종의 헌사로서 특정 장면을 모방한 것을 말한다(출처 : 영화사전 오마주[링크]).

 

<타짜: 원 아이드 잭>에는 <타짜>와 비슷한 장면, 비슷한 대사가 무척 많다. 무척 많다고만 표현하기에는 부족하고, 범벅이 되어 있다고 표현해야 맞을 정도이다.

 

조까치(이광수 분)의 뒤태를 보며, 고니(조승우 분)의 뒤태가 떠올랐고, “나 중대 연영과 나온 여자야!”를 외치는 영미(임지연 분)를 보며, “나 이대 나온 여자야!” 하던 정마담(김혜수 분)이 떠올랐다. 다른 상황에서 벌어진 장면이고 대사이지만 ‘아, 이건 <타짜>다.’라고 곧바로 떠오를 정도로 선명했다. 특히 마지막에 이르러, 카드 한 장을 손바닥 아래에 두고, “쫄리면 직접 뒤집어 보시든가!” 하는 일출의 대사는, <타짜> 고니의 유명 대사가 단번에 떠올랐다. 

 

그러나 무엇이든 과하면 부족한 것만 못하다고 했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의 오마주는 과했다. 영화를 보고 나오니 내가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본 것인지, 어설프게 흉내 낸 <타짜>를 보고 나온 것인지 싶었다. 거칠게 표현하자면 짝퉁 <타짜>를 보고 나온 기분이었다.

 

류승범이 그리는 ‘애꾸’라는 인물을 기대했는데, 기대 이하였다. 애꾸를 이렇게 소비할 것이면 대체 왜 부제가 원 아이드 잭인가? 무엇이든 될 수 있고, 누구든 이길 수 있는 무적의 카드라더니... 허무했다.

 

두 여성 캐릭터 마돈나(최유화 분)와 영미(임지연 분)도 고개를 갸우뚱하게 했다. 정마담(김혜수 분)을 둘로 나눈 듯한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이쪽도 저쪽도 살리지 못했다. 마돈나는 인물을 그려내다 만 느낌이었고 영미는 도대체 왜 나온 거지 싶을 지경이었다.

 

포커 규칙을 모른다면 보지 않길 권한다. 포커 규칙을 대략 알고 있기 망정이지, 그마저도 몰랐다면 극 중 인물들의 긴장감을 전혀 느끼지 못했을 것이다. 눈치껏 알 수도 있지만 그러기엔 카드를 보여주는 화면이 꽤 빨리 지나간다. 간략한 포커 규칙을 초반에 언급해주었으면 더 좋았겠다(사족이었으려나?). 

 

<타짜>가 그립다. 고니와 아귀(백윤식 분)가 그립다. 정마담이 그립다. 평경장(백윤식 분)과 고광렬(유해진 분)이 그립다. <타짜: 원 아이드 잭>을 볼 시간에 <타짜>를 다시 볼 걸 그랬다.

 

 

쿠키영상

<타짜>의 감독 최동훈이 특별출연한 보너스 영상이 하나 있다.

 


영화제목 : 타짜: 원 아이드 잭

영문제목 : Tazza: One Eyed Jack

장르 : 범죄

감독 : 권오광

출연 : 박정민, 류승범, 최유화, 우현

상영시간 : 139분

등급 : 청소년관람불가

개봉일 : 2019년 9월 1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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